IT·BT 접목한 스마트팜으로…새싹채소 일주일이면 파종서 출하까지

미래원 평택 본사 직원이 청정재배 중인 채소를 가꾸고 있다.

전 세계 인구는 현재 67억명에서 오는 2050년 90억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. 이에 따라 지금보다 약 70%의 농산물 생산량 확대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. 이에 구글에서는 일찌감치 ‘FARM2050 프로젝트’를 통해 데이터 기반 미래 농업기술 개발에 착수했으며 미국, 일본, 유럽 등 선진국은 첨단 식물공장의 사업 확대에 온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.

더욱이 토양오염이나 미세먼지 등 환경적인 문제가 불거지면서 미래형 농업모델인 최첨단 청정재배 식물공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.

우리나라에서는 2004년 10월 21일 설립한 ‘농업법인 미래원’이 대표 주자로 꼽힌다. 이 회사는 그동안 축적한 식물공장 운영 노하우와 재배기술에 적합한 자재와 설비를 손수 개발하면서 2017년 전년대비 33.4% 증가한 35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. 미래원은 올해 목표 매출액을 438억원을 늘리고, 앞으로 중국 등 해외시장도 적극 공략한다는 전략이다.

‘우리 가족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를 만들자.’

경기도 평택시 진위면 하북2길에 위치한 농업법인 미래원의 사훈이다. 미래원 식물공장 현장을 직접 둘러본 기자는 기존 농업현장과 사뭇 다른 분위기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. 종업원 수 218명인 식물공장 미래원에는 새싹생산동(165평), 특수채소재배온실(450평), 식물공장(270평), 포장 및 출고장(165평), 파프리카 포장 작업장(85평), 신선편이채소가공공장(450평)과 사무동·농식품연구소(4000평) 등을 갖추고 있다.

정보기술(IT)과 바이오테크놀로지(BT)를 접목한 식물공장은 건물 내에서 식물의 생육 환경(빛, 온도, 습도, 이산화탄소, 영양분, 수분, 조명, 공기순환)을 관리해서 채소 등 식물의 연중, 계획적인 생산이 가능하다.

미래원 식물공장에서는 바질과 애플민트, 상추, 버터헤드레터스, 로메인 등의 샐러드 채소 50여 종이 6단 재배를 통해 자라고 있다.

 

6단의 재배 베드가 바닥부터 천장까지 수직으로 설치돼 있으며 각 재배베드의 위에서 식물재배용 LED 전등이 밝혀져 있다. 식물 성장의 필요한 영양분은 흙 대신 배양액을 물에 흘려 공급해준다. 오염되지 않은 물과 빛만으로 깨끗하게 작물 재배가 이뤄져 토양오염이나 병충해 걱정이 없다. 특히, 미세먼지 마저 완전히 차단하기 위해 만든 클린룸(Clean Room)이 인상적이다. 근무자들은 전신 세척 후 멸균 소독된 위생복을 입고 에어룸(Air-Room)을 통과해야만 출입이 가능하다.

청정재배 식물공장은 최첨단 고효율 에너지 기술을 결합해 실내에서 다양한 고부가 가치 농산물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농업 시스템이다. 빛과 온도·습도, 이산화탄소 농도, 배양액 등 식물 성장에 필요한 요소를 조절해 농작물을 계획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.

미래원은 3.3㎡당 2000만원에 달하는 초기 투자비용을 현재 500만원 수준으로 확 낮췄다. 향후 350만원 수준으로 줄이면 ‘청정재배 식물공장의 붐’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.

강대현 미래원 부사장은 “1년에 평균 1억원(100평 기준) 드는 난방비를 600만원 수준으로 줄이는 등 사업비를 많이 감축해 나가고 있다”며 “더욱이 식물재배 시설을 6단으로 올리면서 100평의 토지 면적이 600평의 재배 면적으로 늘어났다. 여기에다 연중재배가 가능한 점, 수확 폐기물이 온실대비 50% 수준으로 줄일 수 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식물공장의 단위 면적당 작물 생산량은 온실대비 40배 이상 늘어난다”고 강조했다.

 

 

작년 미래원에서는 신선편이샐러드를 연간 3600여 톤 생산했다. 또 파프리카는 연간 1000여 톤, 어린잎채소는 500여 톤, 허브류와 미니채소 등 50여 품목의 특수채소는 150여 톤에 달한다. 새싹채소도 하루 1톤 정도를 생산하고 있다.

강 부사장은 “식물공장에서는 수요가 많지 않아 위탁생산할 수 없는 바질 등의 고급채소 위주로 키운다”면서 “재배기간이 일반적인 노지 재배방식 보다 절반정도인 35일 정도 밖에 걸리지 않아 부가가치가 높다”고 설명했다.

미래원은 지난 2012년 위생관리체계 인증인 HACCP을 획득했다. 또 농산물우수관리 인증(GAP)을 비롯해 유기농산물 생산자인증, 무농약농산물 생산인증도 받아 안전하게 믿고 먹을 수 있는 요건들을 두루 갖췄다.

미래원은 현재 대형 식품업체, 백화점, 할인마트 등 30여 개 업체와 제휴, 시판 중이며 앞으로 스마트 팜 기술을 활용해 해외시장 개척에도 뛰어들 계획이다.

 

■ [미니 인터뷰] 강대현 미래원 부사장

 

-식물공장은 햇빛이 없는 실내에서 생산해 영양성분 등이 노지재배와 차이가 날 것 같다

“최근 문제가 심각한 토양오염 문제나 미세먼지, 농약, 병충해 등에 노출되지 않아 일반 채소에 비해 더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. 영양성분은 일반 노지재배와 다를 게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. 즉 영양분은 일반 노지재배와 비슷하면서 보다 안전한 신선 채소를 생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.”

-미래 전망이 밝아 식물공장에 투자하고 싶은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. 초기 투자 자금은 얼마나 필요한가

“처음 공장을 설립했을 때는 평당 2000만원에 육박할 정도로 많은 투자금이 필요했다. 하지만 지금은 기술을 보완하고 운영 노하우도 생겨 평당 500만원 수준으로 확 낮췄다. 앞으로 평당 350만원 수준까지 떨어지면 일반 사람들도 이 사업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.”

-전통 농사에 비해 초기 투자비가 많이 필요한 것 같은데

“초기 투자비가 많이 드는게 사실이지만 위생적이고 면적 대비 생산 효율성이 높아 수익률이 13~15%에 달한다. 따라서 몇년만 운영하면 설비 투자비를 감당할 수 있다. 특히, 품질이 일정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계절과 날씨에 관계없이 생산할 수 있어 미래 경쟁력도 충분하다.”

-대형 식물공장이 잇따라 들어서면 농민 반발이 예상되는데

“일반 노지재배 농가들이 관련 시장을 잠식당한다고 인식해 반대할 수도 있다. 하지만 식물공장에서는 바질 등 노지재배로 키우지 않는 고가 작물이 주를 이룬다. 농민들도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농업전략을 다시 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.”

-해외진출 계획은

“현재 농촌진흥청과 해외수출사업단을 만들어 식물공장 시스템을 수출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. 우선 시장이 큰 중국을 적극 공략해 나갈 방침이다.”

-회사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데 상장 계획은

“최근 삼성증권을 주간사로 선정했다. 내년 말까지 상장해 확보한 투자금으로 적극적인 시장 개척에 나설 것이다.”

-미래원의 향후 과제는

“앞으로 시설투자비를 더 줄이고 인테리어 등 디자인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친근한 식물공장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. 그 일환으로 최근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디자인 경연대회도 준비하고 있다.”

-끝으로 정부 농업정책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

“정부의 농가 지원 정책이 천편일률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스마트팜 등 신사업을 추구하는 대규모 농장 등에는 실질적인 도움이 안되고 있다. 농업정책도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.”

 

 

디지털뉴스국 류영상 기자   /  출처 : 매일경제, 2018.06.15